2025년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 속에서 대미 수출 기업들은 관세 인상이라는 직접적인 압박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내 수출 중심 산업 지역별로 관세 영향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피해 규모 또한 산업 특성과 시장 의존도에 따라 다양합니다. 본 글에서는 경기권 제조업, 대구 지역 기계산업, 전라권 수출업체가 겪는 관세 피해 양상과 그 대응 전략을 심층 분석해보겠습니다.
경기권 제조업, 관세 충격 직격탄
경기권은 한국 제조업의 중심지로, 반도체, 자동차 부품, 가전,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이 밀집해 있습니다. 이 중 많은 기업이 미국을 주요 수출 시장으로 삼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무역법 개정과 관세 부과 강화가 현실화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 명분 아래 반도체 장비, 소재 등에 대해 ‘전략물자’ 분류를 확대하고, 수입 관세율을 10% 이상 인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 남부의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격 상승 요인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1차 벤더 및 2~3차 중소 협력사들도 공급 계약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 업계 역시 피해가 심각합니다. 미국 내 전기차 조립 공정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 압력이 높아졌고, 경기지역 소재 중견 부품기업들은 원가 부담 증가와 함께 대체 수출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영향으로 한국산 전기차 부품의 미국 내 보조금 수혜 대상 제외는 실질적인 가격경쟁력 상실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권 제조업체들은 베트남·멕시코 등 제3국 생산기지 이전, 혹은 미국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우회 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나, 자본력과 시간 제약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실행 가능성은 낮은 실정입니다.
대구 기계산업, 수출경쟁력 약화
대구는 전통적으로 기계산업과 금속가공업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특히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정밀부품 등은 수출 효자 품목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최근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로 인해 수출길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대외무역법(Section 232)에 따라 일부 산업용 기계 및 금속제품에 대해 ‘국가 안보 위협’ 판단을 내리고 고율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구 소재 기계 제조업체들은 거래선 다변화와 원가 절감을 동시에 요구받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소형 정밀기계 생산 업체들의 경우, 이미 미국 바이어로부터 단가 인하 요청과 거래 조건 변경 요구를 받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계약 해지를 통보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기계장비 수출 시 필요한 인증 절차가 미국 내에서 강화됨에 따라 추가 행정 비용과 수출 지연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세 및 규제 강화 조치는 단순한 수익성 하락을 넘어서 생산축소, 인력 감축, 지역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공동으로 해외 인증 지원, 환변동 보험 지원 등의 대책을 논의 중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실행에는 한계가 있어 자구적인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전라권 수출업체, 농수산 가공품에 직격탄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는 식품가공 및 농수산물 가공업이 주력 산업 중 하나이며, 특히 김, 조미김, 고추장, 된장 등 한류 식품 수출이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그러나 2024년부터 미국은 식품 안전 규제를 강화하고, 일부 제품에 대해 비관세 장벽을 확대하면서 관세성 부담까지 겹친 이중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수입 식품의 원산지, 제조 과정, 포장 기준에 대한 인증 기준을 강화했으며, 한국산 식품 중 일부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반송 또는 관세 가산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소규모 가공업체의 경우 이러한 기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워 수출 지연과 손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받기 위한 원산지 증명 및 통관 절차가 더욱 엄격해지면서, 이를 준비하지 못한 전라권 중소 식품업체는 관세를 면제받지 못하고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며 수출량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전라권 수출업체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HACCP, ISO 인증 확보, 포장 디자인 개선, 로컬 유통망 확보 등 다양한 전략을 강구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무역협회는 수출기업 컨설팅 및 현지 마케팅 지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안정적인 무역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는 한국의 주요 산업지역에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경기권의 첨단 제조업, 대구의 기계산업, 전라권의 농식품 가공업 모두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향후 통상 리스크를 고려한 생산 및 수출 전략의 재설정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단기 지원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지역 산업의 경쟁력 재정비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구조적 대응이 절실합니다.